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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니

지난 월요일 사랑니를 빼고 왔다. 전역하고 스케일링 처음 받았을 때 사랑니 4개 다 나있는 걸 처음 알았다. 자라면서 아프면 어떡하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크게 아팠던 적은 없었다. 한 달 전부터 왼쪽 아래 사랑니 사이에 음식물이 껴서 너무너무 불편했고, 또 충치로 이어질까봐 걱정돼 서둘러 빼기로 했다.

직장 동료분이 알려주신 둔산동 마로니에치과로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가까운 적당한 치과에 가는 게 낫겠다. 버스타고 집에 오면서 덜 풀린 마취, 거즈 물어서 말도 잘 못함, 그냥 빨리 쉬고 싶은 마음만 가득… 사랑니는 가급적 가까운 곳에 가는 걸로.

사랑니 뽑는 건 다신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. 마취 덕분에 아프거나 하진 않지만, 치과 치료 특유의 날카로운 기계 소리, 낯선 촉감, 소중한 영구치, 잇몸 신경이 잘못 되면 어떡하지?, 기구를 너무 막 휘두르는 것 같은데 등등…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.

몰랐는데 사랑니를 뽑으면 봉합도 하고, 뽑은 다음날 소독도 해야하고, 일주일 뒤에 실밥도 풀러 다시 가야한다. 하필 뽑은 다음 날 오픈 근무라서 병원 시간이 안 맞아 반차로 일찍 퇴근하고 소독하러 갔다. 뽑고 그 다음날까지는 침만 삼켜도 아프고 뽑은 자리가 욱씬욱씬 아팠는데 3일째인 지금은 좀 낫다.

사랑니는 뽑으면 뿅 하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신경쓸 게 생각보다 많다. 술, 담배, 뜨거운 음식 금지, 먹을 때 반대쪽으로 씹기, 양치할 때 살살, 약 꾸준히 먹기…

남아있는 오른쪽 사랑니 두 개는 뽑을 때 까다로울 거라고 하던데… 그냥 둬도 무방하다고는 했는데 좌우 균형을 생각하면 또 빼고 싶기도 하고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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